[자살보험금]익사 증명 여부 및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의 자살' 해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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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 2026.10.1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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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G(이하 망인)는 20대 초반부터 우울증이 발병하여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치료 등을 받아왔습니다. 망인과 부모인 원고들은 피고 보험사들과 사이에 상해사망을 보장하는 보험계약들을 체결하였습니다(피고 C 주식회사 2억 5,000만 원, 피고 D 주식회사 1억 원, 피고 주식회사 E 5,000만 원, 피고 F 주식회사 5,000만 원, 총 4억 5,000만 원). 피고 C, D, F의 약관은 '고의 자살 면책'과 함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상하는 예외 조항을 두었으나, 피고 E의 약관은 '피보험자의 고의'와 별도로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을 독립된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2020년 12월 14일 밤 여수 돌산대교 방면으로 걸어간 뒤 실종되었고, 약 3개월 후 인근 해상에서 부패된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실족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내사종결 처리하였습니다. 망인의 법정상속인인 원고들이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자, 피고 보험사들은 익사 여부 불명에 따른 상해 불인정, 고의 자살에 따른 면책, 정신질환 독립 면책 조항 등을 이유로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1] 익사 증명 여부 및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의 자살' 해당성 (피고 C, D, F)
보험사들(피고 C, D, F)의 주장:
부검 결과 심장과 신장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되지 않았으므로 익사로 단정할 수 없고,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상해사고에 대한 증명이 없습니다.
설령 투신자살이라 하더라도 환각이나 망상 등 중증 정신병적 증상이 없었으므로 피보험자의 고의 자살에 해당하여 면책되어야 합니다.
(피고 C 개별 주장) 망인의 모친이 대리 서명하여 계약이 무효이고, 우울증 치료 사실을 사후에 알리지 않아 통지의무(위험변경)를 위반하였으므로 계약을 해지합니다.
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심각한 우울장애와 직장 폐업 등의 스트레스로 충동 조절 능력을 상실하여 투신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 외래의 상해사고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상해사망 인정 및 피고 C, D, F 면책 항변 배척 (일부 승소)
사망 경위 및 상해 인정: 시신이 고도로 부패하여 규조류 검사에서 위음성이 나올 수 있고 타살 혐의점이 없는 점을 종합하면 망인은 돌산대교에서 투신하여 익사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실: 망인은 수년간 우울증과 정동장애로 치료받으며 자해를 반복하였고, 가족의 정서적 지지 부재와 직장 폐업이라는 급격한 스트레스가 겹쳐 정서적 탈진과 충동 억제력 상실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사망 당시 환각이나 망상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정상적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고의 면책 예외 조항에 해당합니다.
피고 C 개별 항변 배척: 모친의 대리 서명은 명시적 동의와 위임 하에 이루어져 유효하며, 보험 가입 후 우울증이 발병·치료받은 사정만으로는 상법 제652조의 통지의무 대상인 현저한 위험 증가로 볼 수 없습니다.
[핵심 쟁점 2] 약관상 '정신질환 면책' 조항의 효력 (피고 E)
보험사(피고 E)의 주장:
피고 E의 보통약관 제15조 제1항 제6호는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을 고의와 별개의 독립된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망인이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하였더라도 보험금 지급 의무가 완전히 면책됩니다.
원고들의 주장:
해당 조항은 정신질환 자체로 인한 손해에 대한 면책일 뿐, 정신질환 상태에서 발생한 외래의 '상해'까지 면책하는 조항은 아닙니다.
법원의 판단: 독립 면책 조항 인정 (피고 E 승소, 원고 청구 기각)
약관에서 '피보험자의 고의'와 별도로 '피보험자의 심신상실 또는 정신질환'을 독립된 면책사유로 명시한 경우, 피보험자가 정신질환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사고에 대해서는 보험자의 지급의무가 면제됩니다. 약관 전체의 취지상 이는 정신질환에서 비롯된 상해사고 전반을 면책하는 취지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피고 E의 면책 주장은 정당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E에 대한 청구는 전액 기각하고, 피고 C, D, F에 대해서는 고의 면책 예외를 인정하여 원고들에게 법정상속분(각 1/2)에 따른 상해사망보험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피고별 인용 금액 (총 4억 원 중 3억 5,000만 원 인용):
피고 C: 원고들에게 각 125,000,000원 (합계 2억 5,000만 원)
피고 D: 원고들에게 각 50,000,000원 (합계 1억 원)
피고 F: 원고들에게 각 25,000,000원 (합계 5,000만 원)
피고 E: 청구 기각 (면책 인정)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C, D, F는 원고들에게 위 인용 금액 및 보험금 청구일 다음 날인 2021년 6월 4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우울증 환자가 다리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경우 망각이나 환각이 없었더라도 제반 정황상 극심한 스트레스로 충동 억제력이 상실된 상태였다면 고의 면책의 예외인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상해사망'으로 인정되지만, 약관에 '정신질환'이 별도의 독립 면책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보험계약에 대해서는 면책의 효력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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