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중증 우울장애를 앓던 피보험자가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 경우,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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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 2026.10.13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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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F(이하 망인)은 피고 보험사(E 주식회사)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 시 가입금액을 지급받기로 하는 3건의 보험계약(제1계약 1억 1,000만 원, 제2계약 1억 원, 제3계약 1억 원, 합계 3억 1,000만 원)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한 상해사망을 보장하면서,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손해'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되,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를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의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배우자인 원고 A와 함께 약 10억 원 상당의 대출금 채무를 부담하던 중, 원고 A의 형사 적발 및 사업장(PC방) 영업 중단 등으로 극심한 경제적 곤궁에 처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채무 압박감으로 망인은 불면, 식사 거부, "돈이 없어 시장도 못 간다"는 빈곤 망상적 사고와 함께 중증 우울 에피소드 진단을 받고 두 차례에 걸쳐 정신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퇴원 후에도 극단적 생각과 불안이 지속되던 중, 2025년 2월 20일 20시 30분경 자택 안방 화장실 샤워부스 프레임에 배우자의 넥타이로 목을 매어 사망한 상태로 장녀 원고 B에게 발견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망인의 법정상속인들인 유족들(배우자 원고 A, 자녀 원고 B, C, D)은 망인이 중증 우울증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하였다며 상해사망보험금 3억 1,0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사전에 자살을 시도한 전력이 없고, 사고 2일 전까지 일상생활을 유지하였으며, 사고 당일에도 자녀와 정상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등 의도적·계획적인 고의 자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중증 우울장애를 앓던 피보험자가 자택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 경우,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를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목을 매는 자살 방식은 장소와 도구를 선택하여 실행한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행위이므로 고의에 의한 자살임이 명백합니다.
망인은 과거에 자살을 시도한 전력이 없었고, 망인이 겪은 빈곤 망상적 사고는 환청이나 환각과 달리 현실 검증력이 유지되는 상태였습니다.
사고 발생 2일 전에도 일상생활을 유지하였고 사고 당일 자녀와 정상적으로 대화하는 등 사리분별 능력이 유지되었으므로, 사고 당시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면책되어야 합니다.
보험수익자/상속인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과도한 채무 압박과 빈곤 망상으로 인하여 중증 우울 에피소드로 두 차례나 입원 치료를 받는 등 극심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입원과 퇴원 후에도 지속적인 자살사고와 감정 조절 실패를 호소하던 중 충동적으로 자살에 이른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실 상태 인정 (원고 전부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판례 법리를 기초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실 판단의 법리: 사망을 담보하는 보험계약에서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 우발적인 외래 사고로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생전에 우울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온 경우 자살에 이르게 된 전체 과정과 상황을 종합 평가해야 하며, 특정 시점의 단편적 행위(정상적 대화 등)만을 들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지속적·중증 우울 에피소드의 확인: 망인은 중증도 및 중증 우울 에피소드 진단으로 2차례 입원 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에도 영양 부족으로 우울증이 악화될 정도로 식사를 거부하며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였습니다. 망인의 병증은 단순한 일시적 우울감이 아닌 의학적 기준(DSM-5, KCD)상 자살 충동이 수반되는 중증 우울장애 상태였습니다.
지속적인 자살사고 호소: 망인은 첫 정신과 내원 당시부터 "죽고 싶다", "10분도 못 견딜 것 같다"며 자살사고를 지속적으로 표출하였고 가족들에게도 감정 조절의 어려움과 극단적 생각을 자주 호소하였습니다.
사전 계획성의 결여: 자택 안방 화장실에서 남편의 넥타이를 사용해 목을 맨 점은 사전 도구 물색이나 치밀한 계획에 의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유서나 신변 정리의 흔적이 전혀 없었던 점, 자녀들이 함께 집에 머무는 도중에 급작스럽게 자살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할 때 충동적인 정서 파국 상태에서 발생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결론: 망인은 중증 우울증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인식 및 판단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목을 맨 것이므로, 약관상 면책 예외 사유에 해당하여 상해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이 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상해사망보험금 총 3억 1,000만 원을 법정상속분에 따라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상속인별 인용 금액 (총 3억 1,000만 원):
원고 A (배우자, 상속분 3/9 = 1/3): 103,333,333원 (= 310,000,000원 × 1/3, 원 미만 버림)
원고 B, C, D (자녀들, 상속분 각 2/9): 각 68,888,888원 (= 310,000,000원 × 2/9, 원 미만 버림)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 A에게 103,333,333원, 원고 B, C, D에게 각 68,888,88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 후 3영업일이 지난 2025년 4월 29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5년 8월 8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극심한 채무 압박과 빈곤 망상으로 중증 우울장애를 앓던 피보험자가 자택에서 가족들이 있는 도중 유서 없이 넥타이로 목을 매어 자살한 경우, 사고 직전 일상적 대화가 가능했거나 과거 자살 시도 전력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고의 자살로 단정할 수 없으며, 중증 우울증의 진행 경과와 충동적 자살 정황이 인정되는 이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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