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치료가 중단된 조현병·피해망상 환자의 여객선 투신 사망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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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2026.10.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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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원고는 2012년 12월 27일 피고 보험사(B 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자녀 망 C(이하 망인),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 2억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은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사고는 보상하지 않되,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2017년경부터 관계망상, 피해망상, 환청 의심 증세가 시작되었고, 2019년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현병 추정 진단 하에 항정신병 약물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장기지속형 주사제 투약을 거부하고 치료비 부담 및 불신 등을 이유로 치료를 중단하였습니다. 이후 망인은 병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동생을 지속적으로 위협하였고(동생의 가정폭력 신고 이력 존재), 자택 방 천장의 화재감지기를 뜯어내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습니다.
망인은 2022년 5월 14일 음주 상태에서 커터칼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하였고, 사흘 뒤인 2022년 5월 17일 저녁 제주항에서 인천항으로 향하는 여객선에 탑승한 후 선내에서 소주를 구입하여 마시고 같은 날 21시 21분경 바다로 투신하여 익사하였습니다. 현장에 유서는 없었습니다.
망인의 법정상속인인 원고는 망인이 조현병 및 피해망상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투신하였다며 상해사망보험금 2억 원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여객선에 탑승하여 술을 마신 후 투신한 행위는 고의에 의한 자살 사고로서 면책사유에 해당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치료가 중단된 조현병·피해망상 환자의 여객선 투신 사망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여객선에 직접 탑승하여 선내에서 주류를 구입해 마신 뒤 바다로 뛰어내리는 등 자살을 결행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의도와 자발성을 보였습니다. 사망 당시 사리분별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본건 사고는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자살이므로 면책되어야 합니다.
보험수익자(원고)의 주장:
망인은 2017년경부터 심각한 피해망상과 관계망상을 겪어왔고 병식 결여로 치료를 임의 중단하여 질환이 만성화된 상태였습니다. 화재감지기를 감시장치로 여겨 뜯어내는 등 극심한 망상과 공포에 시달렸고, 사망 3일 전에도 자살을 시도하는 등 정상적인 판단력과 충동 억제력이 완전히 파탄된 상태에서 투신한 것이므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의 상해사망 인정 (원고 전부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판례 법리와 법원 진료기록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실의 법리: 자살 면책 조항이 있더라도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망 행위는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조현병 등 주요 정신질환으로 판단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면 특정 외형적 행동만을 들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조현병 치료 중단과 망상의 고착화: 망인은 조현병으로 추정 진단된 후 약물 치료를 중단하였는데, 조현병은 적절한 치료 없이는 망상과 사고장애가 자연적으로 소실되지 않습니다. 망인이 천장 화재감지기를 뜯어내고 동생을 위협한 행동 등은 감시 및 위해를 받는다는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전형적인 이상행동입니다.
의학적 감정 결과의 존중: 감정의는 망인이 극심한 피해망상으로 심리적 공포와 불안을 겪으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이 결여되어 자살 충동 조절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사전 계획성의 결여와 우발성: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매일 연락하던 모친에게 아무런 연락을 남기지 않은 점, 투신 3일 전에도 자살 시도를 했던 점, 투신 약 1시간 전 소주를 구입해 급박하게 투신한 정황 등을 종합할 때 치밀한 계획에 의한 행동이 아닌 정신질환 악화와 음주가 결합된 충동적 파국 행동으로 인정됩니다.
결론: 망인은 치료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된 조현병으로 인하여 현실검증력과 판단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인정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주장을 배척하고, 원고에게 상해사망보험금 2억 원 전액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인용 금액:200,000,000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에게 20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4년 4월 27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6년 7월 9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조현병 및 피해망상 진단 후 병식 부족으로 치료를 중단한 피보험자가 여객선에서 바다로 투신하여 사망한 경우, 유서가 없고 화재감지기를 훼손하는 등 망상에 의한 이상행동이 지속되어 온 정황이 인정된다면,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 상해사고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사망보험금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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