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과거 우울증 치료 전력이 있는 피보험자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속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경우, 약관상 '정신질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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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 2026.10.1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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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E(이하 망인)는 피고 보험사(D 주식회사)와 사이에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하여 재해사망유족연금을 지급하는 제1 보험계약 및 재해사망특약이 포함된 제2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한 재해사망'을 담보하면서,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되,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도시계획 총괄 업무를 담당하던 회사원으로, 2020년 10월경부터 총 10개의 프로젝트를 동시 수행하며 발주처 및 관공서 대응 등으로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습니다. 망인은 2020년 12월 6일 차량 내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고 이후 근로복지공단은 망인의 사망을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으로 인정하였습니다.
망인의 상속인들인 배우자 원고 A와 미성년 자녀들인 원고 B, C는 피고 보험사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번개탄을 구매하여 특정 장소로 이동해 점화한 행위는 명백한 계획적 자살로서 고의 면책사유에 해당하고,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가 아니었다며 재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고 일반사망보험금 등 일부 금액만 지급하였습니다. 제1심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하자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과거 우울증 치료 전력이 있는 피보험자가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 속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경우, 약관상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연고가 없는 장소로 직접 이동하여 번개탄을 구입한 뒤 다른 장소에 주차하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하였습니다.
법원 진료기록 감정의의 의견에 따르더라도 망인의 행위는 계획적인 자살 시도로서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므로, 약관상 면책사유인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사고'에 해당하여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보험수익자/상속인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과거 화병, 우울증 및 번아웃 증후군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사망 직전 10개 프로젝트를 전담하며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으로 정신질환이 재발하였고, 정상적인 판단력과 정신적 억제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극단적 선택에 이른 것이므로 고의 면책 예외 사유에 따른 재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실 상태 인정 (원고 승소, 제1심 판결 취소)
서울중앙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를 기초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의 법리: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자살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재해)에 해당합니다. 사망 당시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했는지는 제반 정황과 정신적 상태를 종합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하며, 특정 시점의 외형적 행동만을 들어 정상 상태였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 병력과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 망인은 2012년과 2015년에 직장 스트레스로 인한 불안장애, 우울, 번아웃 증상으로 수개월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유의미한 자살 사고를 보인 바 있습니다. 사망 직전에도 10개의 과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극도의 심리적 압박을 받았고, 근로복지공단에서도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였습니다.
방법의 계획성과 질환의 지배: 감정의가 '계획적 자살 시도' 의견을 제시하였으나, 이는 5년 전 진료기록에 근거한 것으로 사망 당시의 정황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극에 달하면 부정적 사고에 몰입하여 자살 외에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하게 되므로, 번개탄을 구매하는 등 수단을 계획적으로 선택했다는 사정만으로 정상적인 심리상태에서 자살을 결행했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결론: 망인은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로 불안장애 등이 재발하여 현실 판단능력과 억제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이 인정되므로, 피고 보험사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기지급금을 공제한 잔여 재해사망보험금 합계 33,702,542원 중 원고들이 청구한 범위 내에서 상속지분(배우자 3/7, 자녀들 각 2/7)에 따른 보험금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상속인별 인용 금액:
원고 A (배우자, 법정상속분 3/7 한도 내): 13,038,342원
원고 B (자녀, 법정상속분 2/7 한도 내): 8,692,228원
원고 C (자녀, 법정상속분 2/7 한도 내): 8,692,228원
총 인용 합계: 30,422,798원
이에 따라 법원은 "제1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 보험사는 원고 A에게 13,038,342원, 원고 B, C에게 각 8,692,22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서류 접수 후 10일이 경과한 2021년 3월 23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5년 4월 11일까지는 민법 소정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피보험자가 번개탄을 직접 구매하고 이동하여 자살하는 등 실행 방식에 일정한 계획성이 엿보이더라도, 과거 정신과 병력이 있던 근로자가 감당하기 어려운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이 재발하여 판단력과 충동 억제력을 상실한 채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면, 외형적 준비 행위만으로 고의 자살이라 단정할 수 없으며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재해사망'에 해당하므로 보험사는 재해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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