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극심한 직무 스트레스와 과로로 우울 상태에 빠진 피보험자가 과음 후 투신하여 사망한 사고가 약관상 '심신상실 등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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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2026.10.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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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E(이하 망인)는 피고 보험사(주식회사 C)와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2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2013년 2월 25일 체결한 계약은 일반상해사망 3,000만 원 및 추모비용 2,000만 원(합계 5,000만 원)을, 2016년 8월 31일 체결한 계약은 일반상해사망 8,000만 원 및 일반상해사망 추가 1억 6,000만 원(합계 2억 4,000만 원)을 보장하여 총 담보금액은 2억 9,000만 원이었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의 직접결과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사고'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약 9년간 병원에 재직하면서 원무과 민원 응대, 미수금 회수 독촉, 신입 교육 및 진료비 감면 업무 등을 담당해 왔습니다. 특히 미수금 관리 업무를 맡으며 폭증한 미수금 실적 압박과 환자의 폭행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고, 2019년 11월 업무 변경 이후에는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59시간을 넘는 등 과중한 격무에 시달렸습니다. 이로 인해 심한 우울감에 빠진 망인은 자살예방센터 등에 전화를 걸어 고통을 호소하고 한 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하였습니다. 망인은 병원 시무식 날이던 2020년 1월 2일 아침, 부산 수영구 아파트 옆 건물 사이 공간에서 떨어져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고 전 망인은 집에서 빨래를 널고 소주 3병을 마셨으며 도어락 건전지를 뺀 상태였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망인의 공동상속인들(부모, 각 상속지분 1/2)인 원고들은 상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스스로 건물에서 투신하여 목숨을 끊은 고의 자살 사고에 해당하므로 면책규정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극심한 직무 스트레스와 과로로 우울 상태에 빠진 피보험자가 과음 후 투신하여 사망한 사고가 약관상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상해사망보험금은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한하여 지급되는데, 망인은 자신의 생명을 끊는다는 명확한 목적과 인식하에 스스로 투신한 것이므로 우발적 사고로 볼 수 없습니다.
망인이 당시 사리분별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장애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상법 및 약관상 고의 면책사유가 적용되어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면책됩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장기간의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미수금 독촉 압박, 폭력 피해 등으로 심각한 우울장애에 시달렸습니다. 사망 당일에도 시무식 출근에 대한 극도의 불안과 중압감 속에서 평소 마시지 않던 다량의 술을 마셔 심신상실 및 정상적인 충동 제어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투신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들 전부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제반 사정을 근거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자살 전후의 상황 전체를 종합해 판단하여야 하며, 자살 당시 환각, 망상, 명정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상적 의사결정 능력이 있었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업무상 재해 수준의 스트레스와 우울증 발병: 망인은 1,500건이 넘는 외래 미수금 독촉 업무를 하며 민원인에게 뺨을 맞기도 하였고, 새로운 업무 적응 과정에서 주당 59시간 42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을 하였습니다. 업무 처리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며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걸어 "시련을 겪어본 적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우울감이 쌓여간다"고 절박하게 호소하는 등 심각한 병적 우울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사전 계획성의 부존재 및 과도한 음주에 의한 충동성: 망인은 사망 전 빨래를 널어두는 등 일상적 행동을 하였고, 유서나 자살을 암시하는 객관적 메모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평소 혼자 술을 잘 마시지 않던 망인이 시무식 당일 새벽 소주 3병을 마시는 등 평상시보다 과도하게 음주를 한 상태에서 업무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투신에 이른 것으로 인정됩니다.
결론: 본건 사고는 망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을 앓던 중 과도한 음주가 결합되어 정상적인 판단력과 충동 억제력이 상실된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 사고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보험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된 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면책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망인의 공동상속인들인 원고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부모 각 1/2)에 따라 상해사망보험금 각 1억 4,500만 원(총 2억 9,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인용 금액:원고 A, B에게 각 145,000,000원 (총 290,000,000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들에게 각 14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서 접수 후 3영업일이 경과한 2021년 8월 5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2년 12월 26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피보험자가 병원 시무식 날 새벽 아파트 옆 건물 공간으로 투신하여 외형상 자살에 해당하더라도, 감당하기 어려운 미수금 독촉 업무와 주 59시간 이상의 격무로 극심한 우울 상태에 빠져 자살예방센터에 도움을 요청하던 중 과도한 음주로 충동 억제력이 마비되어 발생한 우발적 사고라면, 유서가 없고 사전 계획성이 없는 한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으로 인정되어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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