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성적 비관 우울증을 앓던 고등학생이 시험 직후 아파트 19층에서 투신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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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2026.10.1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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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원고 B는 2022년 3월 23일 피고 보험사(주식회사 C)와 피보험자를 자녀 D(이하 망인, 2006년생), 사망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일반상해사망 시 5,1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은 피보험자가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고등학교 2학년(이과 전교 1, 2등)에 재학 중이던 우등생으로, 성적에 대한 과도한 압박과 집착으로 우울에피소드, 주의력결핍장애(ADHD), 수면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2023년 5월 중간고사 이후에도 성적 비관으로 약물 과다복용 및 복도 창틀에 걸터앉는 등 극단적 행동을 보여 입원을 권유받기도 하였습니다. 망인은 기말고사 기간이던 2023년 7월 5일 시험을 마치고 귀가한 후 생명과학 과목에서 1문제를 틀렸다며 심하게 울다가, 교사와 모친에게 자살 암시 및 태블릿 비밀번호 문자를 남긴 뒤 아파트 19층 비상계단 창문에서 뛰어내려 두부외상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의 부모인 원고들은 피고 보험사에 일반상해사망보험금 5,1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스스로 창문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은 고의 자살에 해당하고 사망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가 아니었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성적 비관 우울증을 앓던 고등학생이 시험 직후 아파트 19층에서 투신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본건 사고는 망인이 스스로 아파트 19층으로 올라가 창문을 통해 투신한 것으로,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한 자살 사고입니다.
망인이 투신 직전 교사 및 모친에게 문자를 발송하는 등 사리분별이 가능한 상태였고, 의료자문 결과에서도 망상이나 환각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의 정신병적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망인이 심신상실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했다고 볼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약관상 고의 면책사유가 적용되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습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심리적으로 취약한 청소년기에 성적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앓으며 이전에도 자살 시도 전력이 있었습니다. 시험 중 1문제를 틀렸다는 사실에 극도의 부정적 인지 왜곡과 좌절감이 발생하여 정상적인 판단력과 충동 억제력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에서 투신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들 전부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제반 정황을 근거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의 법리 및 심신상실의 의미: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자살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에 해당합니다. 약관상 '심신상실 등'의 문언은 의사결정 결여에 이르는 원인을 예시한 것에 불과하므로, 망상이나 환각 등의 정신병적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를 섣불리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우울증 병력과 자살 위험성의 연속성: 망인은 사고 1년여 전부터 우울증 진료를 받아왔고, 사고 2개월 전 중간고사 성적 발표 후에도 약물 과다복용으로 응급실에 내원하거나 학교 창틀에 걸터앉는 등 뚜렷한 자살 위험성을 보이며 입원을 권유받은 바 있습니다.
청소년기 인지 왜곡과 충동성: 망인은 전교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중압감 속에서 단 1문제를 틀렸다는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해석하였습니다. 귀가 후 심하게 울다가 충동적으로 19층에 올라가 투신한 경위는 우울증의 직접적 영향으로 자살 충동에 내몰려 자신의 행위 결과를 합리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이성적 판단 능력을 상실한 병적 상태를 입증합니다.
결론: 본건 사고는 우울증 등으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된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면책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부모 각 1/2)에 따라 상해사망보험금 각 2,550만 원(총 5,1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인용 금액:원고 A, B에게 각 25,500,000원 (총 51,000,000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들에게 각 25,500,000원과 이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일로부터 3영업일이 경과한 2023년 7월 21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년 3월 5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성적에 대한 과도한 집착과 우울증을 앓던 고등학생이 시험 직후 1문제를 틀렸다는 이유로 가족과 교사에게 문자를 남기고 아파트 고층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사건에서, 비록 환각이나 망상 등 전형적인 정신병적 징후가 없었더라도 심리적으로 취약한 청소년기에 질환과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로 심각한 인지 왜곡과 충동 억제력 마비가 초래되었다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으로 인정되어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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