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제II형 양극성장애 환자의 옥상 투신 사망 사고가 약관상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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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2026.10.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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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원고는 망 C(이하 망인)의 친모로서, 피고 보험사(B 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금 총 3억 원(D 보험 1억 원, E 보험 1억 원, F 보험 1억 원)을 보장하는 3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의 직접결과로 사망한 경우'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의 고의로 인한 사고'는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고등학생이던 2011년경부터 사망 직전인 2023년 5월까지 약 12년 동안 양극성 정동장애(제II형 양극성장애), 비기질성 불면증 등으로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 및 약물 복용을 받아왔습니다. 망인은 지속적인 우울감과 조증 삽화, 충동적 자해 시도, 자살 충동을 겪어왔으며, 2022년부터는 극심한 구토와 복부 통증 등 원인 불명의 신체화 증상까지 겹쳐 고통받았습니다. 2023년 6월 5일 새벽 망인은 모친인 원고에게 복통을 호소하며 "나 죽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은 뒤, 자신이 거주하던 오피스텔 옥상으로 올라가 잠겨 있던 옥상문 옆 방충망을 발로 차 떨어뜨리고 약 138cm 높이의 난간을 넘어 투신하여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의 다른 법정상속인인 친부는 원고에게 보험금청구권을 양도하였습니다.
원고가 상해사망보험금 3억 원의 지급을 청구하자,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사망 직전 가족과 통화하고 잠긴 문을 피해 방충망을 훼손한 후 난간을 넘는 등 행위의 의미를 인식한 상태에서 투신하였으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가 아닌 명백한 고의 자살에 해당하여 면책된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제II형 양극성장애 환자의 옥상 투신 사망 사고가 약관상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이 사망에 이를 당시 환각, 망상 등 중증 정신병적 상태나 치매 등 인지기능 손상, 만취로 인한 명정 상태에 있었다고 볼 객관적 증거가 없습니다.
망인은 투신 직전까지 원고와 정상적으로 통화하였고,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옥상으로 이동한 후 잠겨 있는 문 대신 방충망을 발로 차서 탈출구를 만든 뒤 138cm의 높은 난간을 넘어 투신하였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는 사리분별이 가능한 상태에서 자살의 수단과 결과를 뚜렷이 인식하고 결행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볼 수 없어 고의 면책사유가 적용됩니다.
보험수익자(원고)의 주장:
망인은 12년간 만성적인 제II형 양극성장애 및 우울증을 앓아왔고, 불안장애와 극심한 복통 등 신체화 증상이 동반되어 절망감에 시달렸습니다. 사고 당시 극도의 우울 삽화와 통제 불능의 충동성으로 인해 정상적인 인식능력 및 정신적 억제력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에서 투신한 것이므로, 약관상 면책 예외 사유에 따른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실 상태 인정 (원고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제II형 양극성장애의 임상의학적 특성을 근거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의 법리: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경우 우발적 외래 사고(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자살 전후의 상황 전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하며, 특정 시점의 단편적 행위나 자살 당시 환각·망상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정상적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제II형 양극성장애의 중증도와 높은 치명성: 의학적으로 제II형 양극성장애는 제I형보다 경미한 상태가 아니며, 만성적인 우울 삽화가 길게 지속되어 자살 시도의 치명성이 더 높고 불안장애나 신체화 장애가 흔히 동반됩니다. 망인은 12년간 경조증과 우울 삽화, 충동적 자해를 겪었고, 사고 직전 3개월 이상의 안정가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었으며 원인 모를 복통 등 신체화 증상으로 극심한 절망감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투신 행위의 충동성과 인식능력 저하: 비록 방충망을 차고 난간을 넘는 등 외형상 자살 수단을 선택한 형태를 띠었더라도, 이는 사전 계획이나 유서 없이 충동적으로 결행된 것입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극도의 절망감 속에서도 지인 연락이나 투신 등의 물리적 행동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단지 난간을 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성적 판단 하에 숙고된 자살로 볼 수 없습니다.
결론: 망인은 우울 삽화와 신체화 장애가 겹치며 정신적 억제력과 현실 판단능력이 현저히 결여된 상태에서 순간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투신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약관상 면책 예외 조항이 적용되어 피고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면책 항변을 기각하고, 원고에게 3건의 보험계약에 따른 상해사망보험금 총 3억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인용 금액:300,000,000원 (D, E, F 보험 각 1억 원 합산)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로써 청구한 날로부터 3영업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3년 11월 18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5년 7월 24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12년간 제II형 양극성장애와 신체화 증상을 앓아온 피보험자가 잠긴 문 옆의 방충망을 발로 차 떨어뜨리고 옥상 난간을 넘어 투신하여 외형상 일정한 목적 지향적 행동을 보였더라도, 이는 심각한 우울 삽화와 절망감 속에서 충동 억제력이 마비되어 발생한 우발적 행동에 불과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상해사망'으로 인정되므로,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된 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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