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심각한 트라우마, 만성 우울증 및 알코올성 블랙아웃을 겪던 피보험자가 운동기구에 식탁보로 목을 매어 사망한 사고가 약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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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2026.10.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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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원고 A는 피고들[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피고(탈퇴) F 주식회사의 계약을 승계한 G 주식회사]과 사이에 자녀 H(이하 고인)를 피보험자, 사망 시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 계약들을 체결하였습니다. 가입금액은 피고 D 5,000만 원, 피고 E 4,000만 원, 승계참가인 G 5,000만 원으로 총 1억 4,000만 원이었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상해의 직접결과로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고인은 학창 시절 겪은 심각한 학교폭력과 성폭력 트라우마로 전학 후 홀로 자취하며 성장하였고, 이후 직장 스트레스,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후군 등으로 지속적인 고통을 겪었습니다. 과거 수차례 약물 음독 및 자살 시도 전력이 있던 고인은 2020년 7월 다시 독립하여 거주하던 중 자해 사진을 가족에게 전송하거나 심한 기분 변동을 보이는 등 증세가 악화되었습니다. 고인은 2020년 9월 20일 원룸 내 운동기구에 식탁보를 묶어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고인은 사망 전날과 당일 옷장에서 잠을 깨는 등 극심한 알코올성 블랙아웃 상태에서 다량의 음주를 지속하였습니다.
고인의 법정상속인들인 부모(원고들, 각 상속지분 1/2)는 상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들은 고인이 도구를 준비하여 스스로 목을 맨 고의 자살에 해당하고,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면책된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심각한 트라우마, 만성 우울증 및 알코올성 블랙아웃을 겪던 피보험자가 운동기구에 식탁보로 목을 매어 사망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들(피고들)의 주장:
고인은 직장에 재직 중이었고 사망 전날 가족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거나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는 등 정상적인 사리분별 능력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키보다 높은 운동기구에 식탁보를 직접 묶어 목을 매는 방식을 선택한 것은 행위의 의미와 사망 결과를 명확히 예견하고 장소와 도구를 계획적으로 준비하여 실행한 것입니다.
법원 감정촉탁 회신 일부에서도 고인에게 환각, 망상, 명정 등 명확한 정신병적 심신상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으므로, 고의 면책사유가 적용되어 피고들은 보험금 지급 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고인은 과거 극심한 트라우마와 만성 우울증, 알코올 의존을 겪어왔으며, 사망 당일 극도의 알코올 급성중독 및 블랙아웃 상태에서 단기 작업 기억과 충동 조절 능력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정상적인 자기통제와 이성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심신미약·상실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목을 맨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들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주치의의 사실조회 회신, 관련 사건의 전문 감정의견을 종합하여 피고들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및 종합적 판단: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에 해당합니다. 자살 전후의 상황 전체를 종합 평가해야 하며, 자살 당시 환각이나 망상, 명정 상태가 명시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상적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복합적 위험요인과 의학적 소견: 고인을 진료했던 정신과 주치의는 심각한 유년기 트라우마, 반복된 자살 시도, 우울증, 알코올 의존 등 치명적 위험요인이 중첩되어 자기조절 능력이 완전히 마비된 상태에서 자살이 실행되었을 가능성을 강하게 밝혔습니다. 관련 사건의 전문의 감정 역시 고인이 심각한 알코올성 블랙아웃으로 단기 작업 기억과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는 충동 억제력이 상실된 상태였음을 명확히 인정하였습니다.
사전 일상 행적 및 자살 도구 선택의 한계: 사망 전날 일상적인 연락을 취했다거나 배달음식을 먹었다는 사정, 또는 운동기구에 식탁보를 묶었다는 외형적 정황만으로는 고인이 이성적 자유의지에 따라 자살을 결행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론: 고인은 만성 우울장애와 극심한 알코올 급성중독이 결합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들은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된 상해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들의 면책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부모 각 1/2)에 따라 사망보험금 총 1억 4,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피고별·원고별 인용 금액 (총 140,000,000원):
피고 주식회사 D: 원고들에게 각 25,000,000원 (총 5,000만 원)
피고 E 주식회사: 원고들에게 각 20,000,000원 (총 4,000만 원)
피고 승계참가인 G 주식회사: 원고들에게 각 25,000,000원 (총 5,000만 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위 각 인용 금액 및 보험금 청구 서류 접수 후 3영업일 다음 날인 2020년 12월 18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5년 10월 28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극심한 트라우마와 우울증, 알코올 의존을 겪던 피보험자가 운동기구에 식탁보를 묶어 목을 매는 등 외형상 수단을 선택한 자살의 형태를 띠었더라도, 사망 당일 극심한 알코올성 블랙아웃과 병증 악화로 인해 행위 결과를 예측하고 충동을 억제하는 능력이 마비된 상태였다는 점이 의학적으로 인정된다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하여 보험사들은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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