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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한 판결문

[자살보험금]중증 우울장애 환자가 음주 및 부부 다툼 후 화장실에서 목을 매어 사망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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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E(이하 망인)는 2019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피고 보험사(D 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금 합계 3억 2,000만 원(2,000만 원, 5,000만 원, 1억 원, 1억 원 및 후유장해담보 5,000만 원)을 보장하는 4건의 보험계약들을 체결하였습니다. 각 약관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고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2012년 귀농 후 생소한 식당 운영과 환경 부적응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 치료를 시작하였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진단하에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습니다. 망인은 3년 전 목을 매려다 발견된 적이 있고, 2019년 10월에는 처방받은 우울증 약 한 달 치를 한꺼번에 복용하여 입원 치료를 받는 등 자살 시도를 반복해 왔습니다. 망인은 2022년 11월 28일 오전 배우자 C과 함께 술을 나누어 마시고 식당 운영 문제로 말다툼을 한 뒤, 배우자가 자리를 비우자 화장실 수건걸이에 흰색 노끈으로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혐의점이 없어 우울증에 따른 극단적 선택으로 내사종결 하였습니다.

 

망인의 공동상속인들(직계비속 딸들, 각 상속지분 2/7)인 원고들은 피고 보험사에 상해사망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배우자와의 다툼 및 식당 스트레스로 인하여 확정적 자살 의사를 가지고 목을 맨 고의 사고에 해당하여 면책되며, 나아가 망인이 다수의 사망보험을 집중 체결하면서 정신질환 치료 전력을 알리지 않았으므로 민법 제103조에 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1] 중증 우울장애 환자가 음주 및 부부 다툼 후 화장실에서 목을 매어 사망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스스로 노끈을 준비하여 화장실로 들어간 뒤 수건걸이에 목을 매어 사망한 것으로, 배우자와의 다툼 및 식당 운영 스트레스 속에서 자살을 결행한다는 명확한 목적의식과 인식하에 실행된 고의 자살입니다.

 

망인이 당시 환각, 망상, 명정 등 사리분별 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약관상 고의 면책사유가 적용되어 피고는 보험금 지급 의무가 면책됩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장기간 중증 우울에피소드와 정서불안정, 알코올 문제로 통제력을 잃고 수차례 자살을 기도해 왔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지속된 만성 우울증과 분노조절 곤란 상태에서 음주가 겹쳐 정상적인 충동 통제와 사물변별 능력이 완전히 마비된 심신상실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목을 맨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들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복수의 전문의 감정 회신을 토대로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에 해당하며, 자살 당시 환각이나 망상, 명정 상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상적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만성 중증 우울장애와 반복된 자살 시도: 망인은 사고 직전까지 수년간 중증 우울에피소드로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받아왔고, 주치의로부터 입원치료를 권유받을 정도로 자살 위험성이 높았습니다. 과거 동일한 방식의 목맴 시도 및 약물 과다복용 음독자살 기도 전력이 있었던 점은 망인이 질환에 기인한 자살 충동에 매우 취약한 상태였음을 방증합니다.

 

의학적 감정의 일치: N병원 전문의는 망인이 중등도 우울에피소드로 인하여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심신상실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는 소견을 밝혔고, 법원 감정의(P병원 전문의) 역시 만성 우울증, 반복된 음주, 충동조절력 결여가 중첩되어 행위의 의미를 객관적으로 비교·판단할 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충동조절 마비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명확히 회신하였습니다.

 

결론: 본건 사고는 우울증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하므로 피고 보험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핵심 쟁점 2] 다수 보험 가입 및 질환 불고지에 따른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무효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우울장애와 수차례 자살 시도 이력이 있음에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사망보험을 집중적으로 체결하면서 정신질환 치료 및 약물 복용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으므로,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된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서 무효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의 계약 무효 항변 배척

보험계약이 다수이고 고지의무 위반 사실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계약 체결 동기가 보험금 부정취득을 노린 반사회질서적 행위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습니다.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각 보험계약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체결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무효 주장은 이유 없습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및 계약 무효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자녀 각 2/7)에 따라 상해사망보험금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원고별 인용 금액 (총 192,857,142원):

원고 A, B에게 각 91,428,571원 (= 가입금액 합계 320,000,000원 × 법정상속분 2/7, 원 미만 버림)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들에게 각 91,428,571원 및 이에 대하여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5년 4월 5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만성 중증 우울장애를 앓던 피보험자가 음주 및 배우자와의 다툼 직후 스스로 노끈을 챙겨 화장실에서 목을 매어 자살한 외형을 띠었더라도, 과거 반복된 자살 기도 전력과 '자살 외에 다른 대안을 숙고할 수 없을 정도로 충동 조절 능력이 완전히 마비된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전문의들의 일치된 감정 소견이 뒷받침된다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으로 인정되어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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