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조현병과 관계망상 환자가 검색 및 도구 구입 등 사전 준비를 거쳐 철봉에 목을 매어 자살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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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2026.10.1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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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C(이하 망인)는 2020년 4월부터 12월 사이에 피고 보험사(B 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금 합계 3억 원(5,000만 원 2건, 1억 원 2건 등 총 4건)을 보장하는 보험계약들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결과로 사망한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2009년 군 입대 직후 불안, 초조, 자해 증세로 3일 만에 귀가 조치된 후 조현병 초기 진단을 받았고, 이듬해 정신질환으로 군 복무를 면제받았습니다. 이후 대인기피와 낮은 자존감 속에 고립된 생활을 이어오던 망인은 2020년 하반기부터 과도한 청결 강박과 함께 환청, 관계망상(남들이 자신을 흉보고 비난한다는 생각 등)이 급격히 악화되어 우울증, 강박장애, 조현병 진단을 받았습니다. 2021년 2월 심리검사(PHQ-9)에서 27점의 심한 우울증 상태로 평가되었고, 진료 시 "사람이 무섭고 차에 뛰어들고 싶다", "머리가 하얗고 뿌옇다"고 호소하여 의료진으로부터 입원 치료를 강력히 권유받기도 하였습니다.
망인은 부친과 함께 제천시 소재 원룸으로 이동하여 머물던 중, 2021년 4월 23일 화장실 문설주에 설치된 철봉에 등산용 로프를 묶고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망인은 사망 일주일 전 포털사이트에서 '목맴 자살'을 검색하고 철봉과 등산용 로프를 직접 구입하여 설치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망인의 법정상속인들인 모친(원고)과 부친(D) 중 부친이 자신의 보험금 채권을 원고에게 양도하였고, 원고는 피고 보험사에 상해사망보험금 3억 원 전액의 지급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사전에 도구를 구매·설치하는 등 계획적으로 실행한 고의 자살에 해당하고, 당시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면책된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제1심 법원이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리자, 피고 보험사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조현병과 관계망상 환자가 검색 및 도구 구입 등 사전 준비를 거쳐 철봉에 목을 매어 자살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스스로 원룸 화장실 문설주에 철봉을 설치하고 등산용 로프를 묶어 목을 맨 것으로, 피보험자의 자유의사에 의해 발생한 사고이므로 상해의 우연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망인은 사전에 인터넷으로 자살 방법을 검색하고, 철봉과 로프를 직접 구매하여 설치하는 등 여러 단계의 치밀한 사전 준비를 거쳐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는 자신의 행위 의미와 사망 결과를 명확히 예견한 상태에서 감행된 고의 자살이며 심신상실 상태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 보험사는 면책약관에 따라 보험금 지급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보험수익자 겸 양수인(원고)의 주장:
망인은 군 면제에 이를 정도로 오랜 기간 조현병을 앓아왔으며, 최근 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심각한 우울증, 피해·관계망상, 환청으로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져 있었습니다. 비록 외형상 도구를 구입한 정황이 있더라도 이는 정상적 사고 능력이 완전히 마비된 심신상실 상태에서 병적 증세에 압도되어 감행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의 면책 항변 배척 및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 승소 유지)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주치의의 사실조회 회신, 법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를 토대로 제1심과 마찬가지로 피고의 고의 면책 주장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 우발적 외래 사고(상해사망)에 해당하며, 자살 당시 환각이나 망상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정상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특히 주요우울장애 및 조현병으로 의사결정능력이 결여되었다는 전문의의 의학적 소견이 있다면 함부로 배척할 수 없습니다.
장기간의 중증 정신질환 및 최근의 급격한 악화: 망인은 2009년부터 조현병 초기 증상을 겪어왔고, 2020년부터는 관계망상, 환청, 심한 오염 강박이 재발·악화되어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였습니다. 사망 직전 심리검사에서 심한 우울증(PHQ-9 27점) 판정을 받았고 주치의로부터 입원을 강력 권유받을 정도로 현실검증력이 붕괴되어 있었습니다.
의학적 감정의 일치: 망인의 주치의는 망인이 관계사고와 환청 등 정신증적 상태로 현실검증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고, 법원 전문 감정의 역시 지속된 관계망상과 정신병적 증상으로 인한 심신상실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렀으며 질환과 자살 간에 충분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확고한 소견을 제시하였습니다.
사전 준비행위의 규범적 평가: 망인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 철봉과 로프를 구입해 설치하는 등 사전 준비를 거쳤더라도, 이는 중증 조현병과 망상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 행위선택능력 및 정신적 억제력이 상실된 병적 상태에서 행해진 것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외형적 준비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능력이 온전히 유지된 상태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론: 본건 사고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심신상실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사망에 해당하므로 피고 보험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고등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주장을 기각하고, 원고에게 상해사망보험금 3억 원 전액의 지급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다만 제1심에서 인정한 지연손해금의 기산일을 보험금 청구 접수 후 3영업일 경과 시점으로 바로잡아 초과 부분만 일부 취소·변경함).
인용 금액:300,000,000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에게 3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 서류 접수 후 3영업일이 경과한 2023년 7월 11일부터 제1심판결 선고 전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년 3월 22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조현병과 관계망상을 앓던 피보험자가 포털사이트에서 자살 방법을 검색하고 철봉과 등산용 로프를 직접 구입하여 설치한 후 목을 매는 등 외형상 명백한 사전 계획과 준비를 거쳐 자살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주치의와 전문 감정의의 일치된 의학적 소견에 비추어 당시 현실검증력과 억제력이 상실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음이 인정된다면, 단편적인 사전 준비 정황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어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상해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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