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건설사 대표가 이른 새벽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바다로 추락하여 익사한 사고가 '고의에 의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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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2026.10.17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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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H(이하 망인)와 배우자 원고 A는 피고 보험사들(피고 E 주식회사, 피고 주식회사 F)과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상해사망보험 계약들을 체결하였습니다. 가입금액은 피고 E 주식회사 1억 1,000만 원, 피고 주식회사 F 2억 2,000만 원으로 총 3억 3,000만 원이었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보험기간 중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상해)로 사망한 경우'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던 망인은 다수의 공사 현장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극심한 공기 압박과 현장소장의 사직 의사 등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2023년 봄 새로 수주한 공사의 착공일이자 고사가 예정되어 있던 날 새벽 4시 38분경, 소지품 일부를 집에 둔 채 차량을 운전하여 강릉항 인근 주차장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망인은 차량 문을 잠그지 않고 차 키와 휴대전화를 둔 채 방파제로 걸어갔으며, 새벽 5시 12분경 방파제 하단 테트라포드 위에 서 있는 모습이 군 열상감시장비(TOD)에 포착된 후 바다에 빠져 익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망인의 공동상속인들인 배우자 원고 A(상속분 3/9)와 자녀들인 원고 B, C, D(상속분 각 2/9)는 피고 보험사들에 상해사망보험금 총 3억 3,000만 원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들은 망인이 전날 배우자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였고 휴대전화와 차 키를 두고 방파제로 가 투신한 고의 자살에 해당하여 면책된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제1심 법원이 피고들의 면책 항변을 받아들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자,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던 건설사 대표가 이른 새벽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바다로 추락하여 익사한 사고가 '고의에 의한 자살(면책사유)'인지, '테트라포드 실족에 의한 우발적 상해사고'인지 여부
보험사들(피고들)의 주장:
망인은 사고 전날 배우자에게 업무 스트레스를 토로하며 "나 없으면 너희들 잘 살 수 있어?"라고 명백히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사고 당일 일출을 보기에는 지나치게 이른 시각에 소지품을 집에 두고 나와 차 키와 전원이 꺼진 휴대전화를 차량에 그대로 둔 채 방파제로 걸어갔습니다.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서 망인이 방파제 최하단 수면 접촉 지점에서 안정적인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확인된 이상, 이는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은 고의 자살에 해당하므로 면책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습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평소 사업 번창을 기원하기 위해 종종 이른 아침 방파제를 찾았으며, 당일 오전에도 새로운 공사 현장의 착공 고사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사고 전날 통화는 과중한 업무에 대한 단순 푸념이었을 뿐 유서도 없었으며, 어둡고 강풍이 불던 새벽 미끄러운 테트라포드 위에서 발을 헛디뎌 추락한 우발적인 실족 사고이므로 상해사망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제1심판결 취소, 고의 자살 입증 부족 및 실족사 인정 (원고들 승소)
서울고등법원은 대법원의 입증책임 법리와 제반 사정을 근거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들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고의 면책의 엄격한 증명책임 법리: 보험자가 자살 면책을 주장하려면 자살 의사를 밝힌 유서 등 명백한 객관적 물증이 있거나,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에 대한 합리적 의심이 들지 않을 만큼 명백한 주위 정황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자살 동기의 결여: 망인은 다수 공사를 진행하며 토지 매입 계약금을 치르는 등 사업이 정상 운영 중이었고, 기존 대출금을 꾸준히 성실하게 상환하여 절대적 채무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자녀의 대학 입학 등 원만한 가정생활을 유지하고 있었고, 사고 당일 오전에도 신규 공사 착공식이 예정되어 있었던 점을 볼 때 자살을 결행할 만한 객관적 동기를 찾을 수 없습니다.
전후 정황의 재평가: 배우자에게 한 발언은 과중한 일과 인력 부족에 대한 하소연에 불과하며, 번잡한 생각을 정리하고자 이른 새벽 바다를 찾았다가 곧 돌아올 생각으로 차 키와 휴대전화를 차에 두었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유서 등 자살을 증명할 물증은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테트라포드 실족의 높은 개연성: 사고 시각은 주변이 어둡고 초속 7~8m의 강풍이 불던 때였습니다. 테트라포드는 물기와 해초로 극히 미끄러워 매년 다수의 실족·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위험 지역입니다. 영상에 잠시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더라도 이동하거나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을 헛디뎌 실족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해양경찰 역시 실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결론: 피고들이 제출한 정황만으로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고의 자살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우발적 실족사로 인정되므로, 피고들은 상해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고등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 보험사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배우자 3/9, 자녀 각 2/9)에 따라 상해사망보험금 총 3억 3,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피고별·원고별 인용 금액 (총 330,000,000원):
피고 E 주식회사 (총 110,000,000원): 원고 A에게 36,666,666원, 원고 B, C, D에게 각 24,444,444원
피고 주식회사 F (총 220,000,000원): 원고 A에게 73,333,333원, 원고 B, C, D에게 각 48,888,889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들은 원고들에게 위 각 돈 및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4년 9월 5일부터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25년 11월 19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피보험자가 사망 전날 신변 비관성 발언을 하고 휴대전화와 차 키를 차량에 둔 채 이른 새벽 방파제로 걸어가 익사체로 발견된 사건에서, 자살 동기나 유서가 부존재하고 당일 예정된 정상 일정이 확인되며 위험한 테트라포드의 구조적 특성상 발을 헛디딘 실족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보험사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명백한 고의 자살을 입증하지 못한 이상 제1심의 면책 판결을 뒤집고 상해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하도록 명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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