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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한 판결문

[자살보험금]알코올과 치료농도 이하 약물의 병용 중독사망이 약관상 '피보험자 또는 수익자의 고의로 인한 사고(면책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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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인 F는 2019년 7월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와 가입금액 4억 원(주계약 1천만 원, 정기특약 4억 원)의 제1보험계약 및 가입금액 1억 원(재해사망 2억 원, 일반사망 1억 원)의 제2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망인은 2023년 2월부터 3월 사이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와 7억 원(제3, 4보험계약), 피고 D 주식회사(이하 피고 D)와 2억 원(제5보험계약), 피고 E 주식회사(이하 피고 E)와 1억 원(제6보험계약)의 보장성 사망보험계약을 각각 체결하였습니다. 각 약관은 상해나 재해 등 약정 사유로 사망 시 보험금을 지급하되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가 고의로 피보험자를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2023년 10월 16일 저녁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딸인 원고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원고에게 평소 복용하던 정신과 약을 요청하여 이를 복용하고 잠들었다가 다량의 알코올 및 중추신경 억제제(수면제, 항우울제 등)의 병용 상승작용으로 인한 급성 중독으로 사망하였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망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37%였으나, 검출된 향정신성 약물들은 모두 치사량이 아닌 치료농도 이하 범위 내였습니다.

 

망인의 단독 상속인이자 수익자인 원고는 피고 보험사들을 상대로 총 16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B은 원고 또는 망인의 고의에 의한 사고(미필적 고의 포함)라며 면책을 주장하였고, 피고 C, D, E는 망인이 2022년 9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경도 우울에피소드 및 비기질성 불면증'으로 진료받고 약물을 상시 복용한 사실을 계약 체결 당시 숨겼으므로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맞섰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1] 알코올과 치료농도 이하 약물의 병용 중독사망이 약관상 '피보험자 또는 수익자의 고의로 인한 사고(면책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 B)의 주장:

부검에서 검출된 약물 중 일부는 원고가 처방받지 않은 성분으로 원고가 망인에게 약물을 선별하여 제공한 정황이 의심되므로 수익자의 고의 살해에 해당합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망인이 만취 상태에서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면 사망할 수 있음을 인식하면서도 복용하였으므로 최소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자살 사고로서 면책되어야 합니다.

 

보험수익자(원고)의 주장:

망인은 불면을 해소하기 위해 약을 복용하고 잠들었다가 알코올과의 복합적 상승작용으로 뜻하지 않게 급성 중독되어 사망한 것으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약물에 의한 불의의 중독(X40~X49)'에 해당하는 우발적인 외래 재해사고입니다.

 

법원의 판단: 고의 면책 항변 배척 및 피고 B의 보험금 지급의무 인정 (원고 일부 승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국과수 부검 감정 결과와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피고 B의 고의 면책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검출된 약물들이 모두 치료농도 이하 범위였으므로 약물을 과다하게 복용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치료농도 수준의 약물을 음주 후 복용했을 때 급성 중독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망인이나 원고가 예견하고 용인하였다고 볼 증거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망인이나 원고의 확정적·미필적 고의에 의한 사고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 B은 제1, 2보험계약에 따른 사망 및 재해사망보험금 합계 6억 원(주계약 1천만 원 + 특약 체감지급률 97.5% 상당 3억 9천만 원 + 재해사망 2억 원)과 약관대출이율에 기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습니다.

 

[핵심 쟁점 2] 단기간 다수 사망보험 가입에 따른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 무효 여부 및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계약해지의 적법성

 

보험사들(피고 C, D, E)의 주장:

 

피고 D은 망인이 별다른 수입이 없음에도 한 달 남짓한 기간에 10억 원 상당의 순수 보장성 사망보험에 집중 가입하고 월 100만 원 이상의 보험료를 냈으므로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의 반사회질서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주장하였습니다.

 

피고 C, D, E는 망인이 계약 체결 전 3개월 이내에 우울증 및 불면증 진단·처방을 받고 30일 이상 투약한 중요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으므로 계약 전 알릴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였고, 미고지 병력과 약물 병용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므로 면책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의 판단: 민법 제103조 무효 주장은 배척하되, 고지의무 위반 해지 항변은 인용 (원고 패소)

 

민법 제103조 위반 여부: 망인이 과천, 제주 등에 부동산을 보유하여 재산세를 성실히 납부해 왔고 직업(영어강사) 특성상 세금 신고가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진료기록상 자살 암시 발언이 전혀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된 반사회질서 계약이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고지의무 위반 및 인과관계 인정: 청약서상 서면 질문 사항인 3개월 이내 의료행위 및 30일 이상 계속 투약 사실은 상법상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됩니다. 망인은 14차례에 걸쳐 신경안정제와 수면제를 처방받고도 이를 사실과 다르게 고지하지 않아 중대한 과실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또한 망인이 고지하지 않은 만성 불면증과 약물 복용 이력은 사망 당일 술을 마신 후 잠을 자기 위해 유사 성분의 약물을 섭취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되었으므로, 미고지 사실과 사망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넉넉히 인정됩니다. 따라서 피고 C, D, E의 계약해지는 유효하며 상법 제655조에 따라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습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8민사부는 피고 B에 대한 청구만을 인용하고 피고 C, D, E에 대한 청구는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피고 B 주식회사 인용 금액:600,000,000원 및 약관상 적립이율(보험계약대출이율 + 가산이율)과 지연손해금

피고 C, D, E에 대한 판결:원고 청구 기각 (고지의무 위반 해지 인정)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에게 6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년 5월 9일부터 판결 선고일인 2025년 10월 2일까지는 약관이 정한 보험계약대출이율 및 가산이율로 계산한 돈을,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피보험자가 술을 마신 뒤 치료농도 이하의 향정신성 약물을 복용하고 잠들었다가 알코올과의 상승작용에 따른 급성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에서, 사망의 결과를 예견하고 용인하였다고 볼 수 없어 고의 자살이나 수익자의 고의 살해 면책사유는 성립하지 않으나, 계약 체결 직전 장기간 지속된 우울증 및 불면증 약물 복용 사실을 숨긴 채 가입한 보험계약에 대해서는 중대한 고지의무 위반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적법하게 해지되므로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한다는 점을 엄격히 판시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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