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성폭력 피해 후 중증 우울증을 앓던 피보험자가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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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026.10.1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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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C(이하 망인)와 모친인 원고는 피고 보험사(B 주식회사)와 피보험자를 망인,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원고 또는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여 재해사망보험금 및 일반사망보험금을 보장하는 제1, 제2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해당 약관들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면서 '다만,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약정한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고의 면책 예외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대학생이던 망인은 2022년 4월 강제추행 및 유사강간의 성폭력 피해를 당한 이후 심각한 정서적 충격과 우울감, 알코올 의존 및 충동성 장애에 시달리며 휴학에 이르렀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제2형 양극성 장애' 진단을 받고 통원 및 약물치료를 지속하였고, 입원을 권유받을 정도로 증세가 악화되었습니다. 성인종합심리평가에서도 파국적 사고와 극심한 인지적 우울감이 확인되었으며, 사망 2주 전에는 "시시각각 죽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호소하였습니다. 망인은 2023년 8월 14일 밤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집이 아닌 거주지 아파트 17층 탑층 옥상으로 올라가 휴대전화 메모장에 "엄마 사랑해요. 못난 딸 용서해"라는 메모를 남긴 뒤 8월 15일 00:33경 투신하여 두개골 골절 등으로 사망하였습니다.
망인의 단독상속인인 원고는 피고 보험사에 사망보험금 중 일부청구로서 3,100만 원(제1보험 1,000만 원, 제2보험 2,100만 원)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는 망인이 스스로 옥상에 올라가 투신한 고의 자살에 해당하고 당시 심신상실 등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면책된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성폭력 피해 후 중증 우울증을 앓던 피보험자가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한 사고가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피고)의 주장:
망인은 자살 직전까지 헬스장에서 일상적으로 운동을 마친 후 귀가하였고, 휴대전화로 '투신', '자살' 관련 단어를 다수 검색한 후 스스로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투신 직전 모친에게 "엄마 사랑해요. 못난 딸 용서해"라는 명확한 유서성 메모를 작성하여 남겼습니다.
법원 진료기록 감정촉탁 및 피고 측 복수의 의료자문에서도 망인에게 환각이나 망상, 섬망, 명정 등 의사결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정신병적 상태가 확인되지 않아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볼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소견이 제시되었으므로, 약관상 고의 면책사유가 적용됩니다.
보험수익자(원고)의 주장:
망인은 심각한 성폭력 피해로 인해 중증의 우울증과 양극성 장애, 알코올 의존을 겪으며 자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사건 당일에도 지속적 자살 사고와 통제 불능의 충동성에 사로잡혀 정상적인 판단력과 억제력이 완전히 무너진 심신상실 상태에서 투신한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서 면책 예외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 전부 승소)
서울남부지방법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치료 경과, 원고 측 자문의견을 종합하여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및 심신상실의 해석: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자살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사고에 해당합니다. 약관상 '심신상실 등'은 예시적 규정에 불과하므로, 의사결정능력이 완전히 상실된 심신상실에 국한되지 않고 즉흥적인 자살 충동을 억제하는 방어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폭넓게 포함합니다. 따라서 환각, 망상, 명정 상태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를 단정적으로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성폭력 피해와 중증 우울증의 지속: 망인은 성폭력 피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와 중증 우울삽화, 양극성 장애를 앓으며 일기장에 옥상 투신을 암시하는 등 만성적 자살 충동에 압도되어 있었습니다. 병원 심리평가에서도 작은 스트레스에 파국적 결론을 내리는 인지 왜곡이 확인되었고, 사망 직전까지 시시각각 자살 충동을 호소하였습니다.
의료감정 및 자문 결과의 규범적 평가: 피고 측 자문의견과 법원 감정촉탁 결과가 '환각이나 망상이 없어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로 명시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를 지나치게 협소한 정신병적 심신상실로 제한 해석한 오류에 기초한 것이므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운동 직후 돌연 옥상으로 올라가 투신한 행위는 오히려 자살 충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병적 상태를 반증합니다.
결론: 망인은 극심한 우울장애로 인하여 충동 억제력이 상실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투신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피고 보험사는 면책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3. 판결의 결론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피고 보험사의 고의 면책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원고의 일부청구 금액 3,100만 원 전액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인용 금액:31,000,000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보험사는 원고에게 3,1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보험금 청구 접수 후 3영업일이 지난 2024년 1월 2일부터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24년 4월 30일까지는 상법 소정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성폭력 피해 후 중증 우울증을 앓던 피보험자가 유서를 남기고 옥상에서 투신하여 사망한 사건에서, 감정의견 일부에서 환각이나 망상이 없었다는 이유로 의사결정 결여 근거가 부족하다는 회신이 제출되었더라도, 약관상 '심신상실 등'은 예시적 요건에 불과하므로 자살 충동을 억제하는 정신적 방어기능이 붕괴된 상태였다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정되어 보험사는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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