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험금]참혹한 구조 현장 기억과 업무 과중으로 PTSD 및 우울증을 앓던 소방관의 목맴 자살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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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 2026.10.1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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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의 배경 및 사실관계
망 G(이하 망인)는 1996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되어 장기간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 업무를 수행해 왔습니다. 경상북도 소방본부는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과 재해사망보험금 1,000만 원을 보장하는 단체보험을, 피고 F 주식회사(이하 피고 F)와 상해사망보험금 7,000만 원을 보장하는 단체보험을 각각 체결하였으며, 두 계약 모두 피보험자 사망 시 수익자는 법정상속인으로 정하였습니다. 해당 보험약관들은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상해·재해)를 담보하되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었습니다.
망인은 버스 추락 사고,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등 대형 참사 현장의 참혹한 인명구조 활동에 투입되면서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우울증, 양극성 정동장애, 공황장애 등을 앓게 되었습니다. 특히 2020년 8~9월 연이은 태풍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자 35시간 연속 근무 등 극심한 과로와 초과근무에 시달렸습니다. 환청과 끔찍한 현장 기억에 시달리던 망인은 2020년 9월 24일 배우자가 운영하는 암벽등반장 벽면 철봉에 클라이밍 줄로 목을 매어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사고 전 망인은 고량주 2병을 마신 상태였습니다. 이후 국가보훈처는 망인의 사망을 공무수행 중 사망(보훈보상대상자)으로 인정하였고, 인사혁신처에서도 순직을 승인하였습니다.
망인의 법정상속인들인 배우자 원고 A(상속분 3/7)와 자녀 원고 B, C(상속분 각 2/7)는 피고 보험사들에 상해·재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들은 망인이 스스로 목을 매어 사망한 고의 자살에 해당하고 당시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며 지급을 거절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2. 주요 쟁점별 당사자의 주장 및 법원의 판단
[핵심 쟁점] 참혹한 구조 현장 기억과 업무 과중으로 PTSD 및 우울증을 앓던 소방관의 목맴 자살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면책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
보험사들(피고들)의 주장:
망인은 사망 당시 직장동료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고, 배우자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직접 클라이밍 줄을 이용해 목을 맸으며 과거에도 자살을 시도한 정황이 있습니다.
관련 민사소송의 감정의견에서도 망인에게 사망 당시 사물변별능력이나 판단력 장애 상태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본건 사고는 자신의 생명을 끊는다는 명확한 목적의식과 인식하에 감행된 고의 자살에 해당하므로 피고들은 면책되어야 합니다.
보험수익자들(원고들)의 주장:
망인은 장기간 대형 참사 현장 수습으로 인한 심각한 PTSD, 우울증, 공황장애를 앓았고, 연이은 태풍 비상근무로 육체적·정신적 한계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사고 당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고량주를 마셔 정상적인 판단력과 충동 억제력이 완전히 마비된 심신상실 상태에서 극단적 행동에 이른 것이므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에서 발생한 우발적 외래 사고에 해당합니다.
법원의 판단: 자유로운 의사결정 결여 상태 인정 (원고들 전부 승소)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은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 법리와 순직 승인 내역, 주치의의 의학적 소견을 근거로 피고들의 고의 면책 항변을 전면 배척하였습니다.
면책 예외 법리: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경우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 외래 사고(상해·재해사망)에 해당합니다. 자살 전후의 상황 전체를 종합해 판단하여야 하며, 특정 시점의 단편적 행위만으로 섣불리 정상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직무상 트라우마와 질환의 급격한 악화: 망인은 30여 명이 사상한 버스 추락 사고, 수백 명이 사상한 리조트 붕괴 사고 등 끔찍한 현장 기억으로 "시신의 팔이 눈에 선하고 귀신이 보인다", "머리 뒤에서 모터 소리가 난다"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 왔습니다. 여기에 사망 직전 태풍 대응으로 35시간 연속 근무 등 살인적인 과로가 누적되어 공무상 순직으로 인정될 만큼 병세가 한계에 달해 있었습니다.
의학적 견해와 판단력 마비: 망인의 주치의는 평상시 출근과 업무 수행이 가능했더라도, 끔찍한 기억을 촉발하는 스트레스 환경과 불안이 겹치면 순간적으로 판단력 장애나 의사결정 능력 결여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습니다. 망인은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고량주 2병까지 마셔 억제력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목을 맨 것으로 인정됩니다.
사전 암시 문자의 한계: 사망 직전 동료에게 암시 문자를 보냈다거나 도구를 사용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성적 심리상태에서 결행된 자살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결론: 본건 사고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재해사망이므로 피고들은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약정된 사망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합니다.
3. 판결의 결론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은 피고 보험사들의 고의 면책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에게 각자의 법정상속분(배우자 3/7, 자녀 각 2/7)에 따라 피고 D은 총 1,000만 원, 피고 F는 총 7,000만 원 및 각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습니다.
피고별 인용 금액 (총 80,000,000원):
피고 주식회사 D: 원고 A에게 4,285,714원, 원고 B, C에게 각 2,857,143원 (총 10,000,000원)
피고 F 주식회사: 원고 A에게 30,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20,000,000원 (총 70,000,000원)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 주식회사 D은 원고 A에게 4,285,714원, 원고 B, C에게 각 2,857,143원 및 2022년 10월 27일부터 2023년 9월 1일까지 연 6%, 피고 F 주식회사는 원고 A에게 30,000,000원, 원고 B, C에게 각 20,000,000원 및 2022년 10월 24일부터 2023년 8월 31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각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소정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본 판결은 대형 재난 구조 활동으로 PTSD와 우울증을 앓던 소방관이 태풍 비상근무 등 극심한 과로 상태에서 음주 후 목을 매어 자살한 사건에서, 비록 외형상 자살 수단을 선택하고 사전에 문자를 보낸 정황이 있더라도 참혹한 트라우마와 업무상 과로, 음주가 결합하여 충동 통제력과 판단력이 완전히 상실된 심신상실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약관상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상해·재해사망'으로 인정되어 보험사들은 고의 면책을 주장할 수 없고 보험금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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